지역 축제의 위기?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저는 대구치맥페스티벌 조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최근 TBC와 대구치맥페스티벌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대구치맥페스티벌과 같은 지역 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봤고, 그 내용을 공유드립니다.

1️⃣ 관(官)이 덜 나설수록, 축제는 더 좋아진다.

👉️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사단법인 한국치맥산업협회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드물게 기업과 상인이 주체가 되는 축제입니다. 그래서 이 축제에는 지자체 관계자의 인사말, 축사, 내빈 소개가 없습니다. 관람객이 주인공이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 최근 김천 김밥축제도 동일하게 내빈 소개와 축사를 없앴습니다. 그리고 크게 성공했습니다. 이는 ‘관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지역 축제를 관이 주도하는 구조를 넘어 관은 하나의 협력 주체로 존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시사점을 줍니다.

2️⃣ 지역 축제의 생명력은 유연성과 다양성에서 나온다.

👉️ 현재 국내 지역 축제는 지나치게 많고, 콘텐츠는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전국 축제만 돌아도 1년 스케줄이 찬다”는 푸드트럭 사장님의 말처럼, 같은 볼거리, 먹을거리가 반복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 하지만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다릅니다. 수십 개의 치킨 브랜드가 동일한 메뉴를 판매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치킨을 재해석합니다. 또한 매년 축제 장소와 시설 구성도 유동적으로 바꾸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 주최측 입장에서는 매년 모험이지만 이런 유연성과 다양성은 지속 가능한 축제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이는 앞서 말한 ‘관 주도 축제가 아닌 구조’에서 가능해진 접근입니다.

3️⃣ 지역 축제도 이제 글로벌 무대로 확장돼야 한다.

👉️ 국내 관람객만을 대상으로 축제를 운영하는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앞으로는 외국인 관람객이 절반을 차지하는 축제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 이번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도 외국인을 위한 메뉴판과 안내 시스템을 운영했고, 그 결과 해외 축제 관계자와 바이어들이 축제를 박람회처럼 관람하는 장면도 흔해졌습니다. 내년부터는 특정 국가의 단체 관광객 방문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 결국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 대구치맥페스티벌은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가 되는 목적지형 축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지역 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의 산업, 문화, 관광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이 그 변화를 가장 앞에서 증명하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p.s. 대구치맥페스티벌 다큐멘터리 영상은 제 링크드인 '스페셜' 섹션에도 올라와 있는데, 댓글에도 링크를 남기겠습니다.

지역 축제의 위기?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지역 축제의 위기?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