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복지부의 저출산 캠페인을 진행하며,

100인의 아빠단을 운영하고, 유아차 마라톤대회를 열며,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도 아빠들의 육아휴직은 높은 벽에 놓여있지요.


그래서 오늘은 영국의 아빠 육아휴직 캠페인 성공 사례를 가지고 왔습니다.


영국에서는 현재 법정 아빠휴가 제도가 매우 짧고 낮은 급여 수준이라서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문제를 바꾸고자 시작된 캠페인이 바로 “Dad Shift”입니다.


Dad Shift는 영국에서 ‘아빠휴가를 더 길고,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요구하는 캠페인으로,

일상의 행동과 공공 공간을 창의적으로 연결해 사회적 담론을 불러일으킨 운동입니다.


#. 캠페인 배경과 목적

영국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아버지에게 제공되는 법적 부성휴가가 가장 짧은 나라입니다.
현행 제도는 단 2주, 그것도 평균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로 휴가를 제공하는 수준인데요.
그 결과 많은 아버지와 부모가 출산 직후 충분한 시간을 가족과 보내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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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 Shift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정책 개선과 사회 인식 전환을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들은 정부에 더 길고, 더 합리적이며, 성평등을 지원하는 부성휴가 제도를 요구하고 있고,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공공 공간과 참여 행동을 결합한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 눈 여겨 볼 캠페인 인사이트


1) 유명 동상에 아이 인형을 슬링으로 감싸 장식하다.

Dad Shift 캠페인의 첫 번째 활동은 2024년 9월, 런던 중심가에서 열린 ‘시각적 퍼포먼스’였는데요.
캠페인 참가자들은 브론즈 동상에 아기 인형을 슬링(아기띠)으로 감싼 모습으로 장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

축구선수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

엔지니어 이삼바드 킹덤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

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에 아기 슬링을 걸었는데요.
보행자와 출퇴근길 시민들이 이를 보며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캠페인 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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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퍼포먼스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도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이었습니다.
기존 광고나 포스터와 달리 도시의 풍경 자체를 캠페인 무대로 삼아 메시지를 전달한 실행 방식입니다.


2) ‘아기옷’을 캠페인 미디어로 선택하다.

영국의 법정 유급 육아휴직 제도가 아버지에게 단 2주만 허용되어 있다는 현실에 주목했는데요.

아기옷에는
“Two weeks isn’t enough(2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Two weeks isn’t fair”,
“Two weeks isn’t right”
와 같은 문구가 큼직하게 프린트되어 있었는데요.

이 메시지는 누구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태어난 ‘가장 연약한 순간’과 아빠의 부재를 강제하는 제도의 모순을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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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기옷들은 단순히 사진 촬영용 소품이 아니었습니다.
Dad Shift는 이 아기옷들을 영국 전역의 상징적 장소에 실제로 설치했습니다.

버킹엄 궁전 인근 더 몰(The Mall)

웨스트민스터와 빅벤

배스 애비(Bath Abbey)

옥스퍼드의 Bridge of Sighs

마게이트 리도(Margate Lido)

관광엽서처럼 익숙한 풍경 속에 아기옷이 줄지어 걸려 있는 장면은
마치 “국가가 축하해야 할 탄생 앞에서,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 https://dadshift.org.uk




Dad Shift의 동상 퍼포먼스와 아기옷 퍼포먼스는 런던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국내외 언론과 SNS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존에는 주목받기 어려웠던 아빠휴가 제도의 문제를

도시의 공공 조형물 자체를 메시지 전달 도구로 활용하면서 공론화에 성공시킨 사례입니다.


길거리와 도시 풍경이 캠페인 공간이 되었고,

이 전략은 메시지의 노출량을 자연스럽게 높이며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Dad Shift는 유명 셀럽이 주도한 캠페인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운동의 중심에는 일반 시민 아버지들과 부모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Dad Shift는

“아빠가 더 오래 육아휴직을 쓰고 싶어도, 제도가 허락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감정이 아닌 ‘시각적 사실’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Dad Shift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창의적인 행동으로 시각화하고 공론의 장으로 만든 훌륭한 사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공공 캠페인 기획자라면

“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관심과 정책 논의까지 이동될 수 있다.”는

Dad Shift의 성공사례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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