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취향이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무엇을 보고 즐기는 행위가 미래의 나를 만들 수 있을까?


17년째 그것을 무기로 만들어오는 한 사람의 이야기



끓일수록 우러나는 사람의 기록


나는 매년 콘텐츠를 먹는다.

본다, 읽는다가 아니라 '먹는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많이 보는 행위를 넘어 그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보고, 기록한다. 끓여서 우려내기 위해.


2009년부터 영화, 책, 드라마, 전시, 공연, 여행까지
한 해에 100개의 콘텐츠를 먹겠다는 생각으로 기록을 시작했다.


그리고 매해 마지막 날 숫자를 들여다보고,

그 숫자에 깃든 의미와 변화를 정리한다.


2012년부터는 이름 없는 나만의 시상식을 열고 있다.
관객도 없고, 상금도 없지만
그 해의 나를 가장 솔직하게 마주하고

꺼내보는 나만의 의식(ritual)이다.


2025년,
이 기록은 17년 차가 되었고
이 시상식은 14번째를 맞이한다.


올해는 어떤 콘텐츠를 끓였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







숫자로 보는 2025년


2025년, 내가 먹은 콘텐츠는 총 78개였다.


책 53권

영화 8편

드라마/시리즈 8편

전시·페어 3회

여행 6회 (발리, 태국, 대만 + 제주, 고성, 에버랜드 워케이션)


전년보다 양은 줄었지만, 밀도는 더 높아졌다.
짧은 콘텐츠보다 긴 호흡의 이야기가 많았고
영화보다 책과 애니메이션에 더 오래 머물렀다.

많이 보진 못했지만 깊이를 더한 해였다.



2025년의 나


올해 나는 한 단계 더 내가 원하는 인간상

‘초인’에 다가가고자 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에서
콘텐츠와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이제 다음은 콘텐츠를 무기로 꺼내는 사람으로 향하려 한다.


2025년의 '나'를 정리해 본다.



[초인어워즈 2025] 시상식

시상자는 나.

수상자는 7개 부문.


ChatGPT Image 2025년 12월 31일 오후 06_47_36.png

GPT 연구원 초이가 선물해 준 시상식 포스터 (얼굴 화장함...??)



1. 올해의 타이틀

#교수


2025년의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껍데기보다는 본질을.

마케팅과 브랜딩과 기획을 가르쳤다.


강단에 서서 무언가를 전달했다기보다

나의 경험을 구조로 만들어 전하는 역할에 가까웠다.


'무엇'이 잘 되었는지보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었고,
정답보다 '관점'을 남기려 했다.


초보 마케터를

초보 브랜더를 가르쳤고

그러다 마케팅 초빙교수라는

타이틀로 대학교에 가게 되었다.


교수는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사람이라는 걸
올해에서야 조금 알 것 같다.


1766646169732?e=1769040000&v=beta&t=1swqAjwItlaxmN-AnPIjbgi_2afAPURkontGB8LkVBM

단국대 HUSS





2. 올해의 발견

#워케이션


4번의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제주, 고성, 치앙마이, 에버랜드.


한 번은 참석자로,

한 번은 독립자로,

두 번은 호스트로.


단순한 휴식이 아니었다.

나를 점검하고 채우고 계획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공간이 바뀌면
감정이 바뀌고,
감정이 바뀌면
생각의 결이 달라진다.


일과 쉼이 섞인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일을 덜 하는 법’이 아니라
'일을 다르게 하는 법'을 배웠다.


그곳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꺼내졌고

그 스토리로 사람들이 기억되었다.

그곳에서의 관계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나에게 이제 쉼은 그냥 노는 게 아니다.

매 순간이 비우면서 채우는 그런 시간이다.

앞으로도 한 번씩 워케이션을 떠날 것이다.


1754823986756?e=1769040000&v=beta&t=3FFomkrX2TsDcZdPA9O0WctAl5gX1TbJyCcLIhLMxP4

여름 워케이션, '날개와 무기'를 주제로



3. 올해의 롱런

#커뮤니티


올해도 커뮤니티를 쉼 없이 이어갔다.


자체적으로 연 모임만 49번,

호스트로 초대받은 모임까지 55번을 함께했다.

세 가지를 확장했다.


지역의 확장.

서울을 넘어 청주, 대구, 부산까지 함께했다.


주제의 확장.

마케팅을 넘어 커리어, 개인 브랜드, 글쓰기까지 함께했다.


사람의 확장.

마케터를 넘어 수많은 개인과 함께했다.


매번 사람과 함께했고,
프로젝트는 끝나지만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AI 시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주제로 연결되는 '커뮤니티'임을

강력한 성장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IMG_8164.JPG

청주에서 함께한 브랜드의 밤



4. 올해의 무기

#모든 게 처음인 브랜드의 무기들


올해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브랜드를 시작하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어떤 무기를 쥐어드릴까 하는 부분이었다.


지난 2년 간 함께 성장해 온

브랜드들의 무기를 책으로 꺼냈다.

그리고 다양한 공간, 사람들과

30번이 넘는 브랜딩 북토크로 함께했다.


처음 시작하는 브랜드에게

필요한 건 예산도, 규모가 아니라
방향과 메시지, 그리고 스토리라는 것.


브랜드는 처음부터 완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설명하고 꺼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걸 많이들 모른다.

그 방법을 꺼내는 일이

올해 내가 가장 많이 휘두른 무기였다.


IMG_5721 2.JPG



5. 올해의 하루

#워스픽캠퍼스


커뮤니티 워스픽 2주년을 맞아 기획된 날.

이번 테마는 '캠퍼스'였다.

(전년도 '무기고'에서 연결되는 세계관)


딱 하루였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8인의 마케터와

5시간 동안 함께 입학부터 졸업까지 함께하는 날.


이 날 120명의 사람들과 18개의 브랜드와 함께했다.


공간, 사람, 대화의 높은 밀도와 함께
성장의 시간으로 채워지는 순간을 보았다.

많은 이들이 배웠고, 성장했고, 변화했다.


울림이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었다.

앞으로 매년 이맘때쯤 이색적인 시간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1761895513284?e=1769040000&v=beta&t=358tEBwRlh7CWC1SNMkFfSeDXk6vkX4uBdpsSKC7OC0
01.42205972.1.jpg

워스픽캠퍼스의 교수진




6. 올해의 콘텐츠

#진격의거인


뒤늦은 정주행.

이야기는 끝났지만
여운은 계속된다.


인간의 자유란 무엇인가.
선과 악의 개념은 절대적인 것일까, 상대적인 것일까.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 만들어갈 수 있을까.
개인과 집단의 가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걸까.


이 작품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거대한 세계관의 실험이었다.

만화를 넘어 세상의 철학을 담고 있었다.


올해 나에게 가장 오래 생각을 안겨준 콘텐츠였다.


qcB-TwnWsLjRxmSz6-YOWJ-VNMx51orTv0XfV9ZMwgAWl5zAyMtORnLGHszsgSf1TEvpMEyOOoGP78M9KJjmYYWd9ImFn06JQK1ZtYOtCiO5Tg10mksV0Q-K=s3840-w3840-h2160


7. 올해의 데뷔

#유튜브


늦은 데뷔였다.

(이전에 실패했던 채널은 제외하고.)


17년 동안 쌓인 기록과 생각을 통해
처음으로 영상이라는 형식으로

나의 이야기를 꺼냈다.


사회생활의 괴로웠던 시작,

마케터로 변화하는 과정,

성장의 모먼트,

세상에 나와 살아가는 과정까지.


조회수와 이슈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었다.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저장해두고 싶었다.


지속력이 부족했다.

완성도도 아쉬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단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2026에는 본격적으로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은 요기에서)


1767065449837?e=1769040000&v=beta&t=o4a9qRkoY_lOM_y8QUXsl1QBp3JQ83GX4dZ9Vr2T-qQ

<마케터의무기들> 유튜브







2026년을 향해


2025년은 콘텐츠를 쌓고 나를 꺼내는 해였다.

17년 간 쌓은 취향들이 하나씩 무기로 꺼내지고 있다.


그리고 2026년은
그 콘텐츠로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를 꺼내는 해가 될 것이다.


기록은 충분하다.

이제는 보여줄 차례다.


마지막으로

초인어워즈를 왜 하는 걸까?


내가 나를 잊지 않기 위한 장치이다.

한해씩 나를 기록하는 루틴이다.

아래 질문을 잊지 않기 위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향하는가?

나는 세상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취향이 어떻게 무기가 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이 되었다.


내년에도 나는 콘텐츠를 먹을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콘텐츠를 꺼낼 것이다.


[초인어워즈 2025] 끝.



-

마지막으로 꺼내고 싶은 질문.


나는 어떤 콘텐츠를 먹고 살아가는가?

그걸 통해 무엇을 쌓고 있는가?

그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걸 통해 내가 세상에 꺼내고자 하는 것은?


이제 당신 차례다.

당신의 한해, 무엇을 시상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