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남대로에서 무신사의 옥외광고를 보며
묘한 이질감과 함께 인사이트를 받았습니다.

화려한 패션 영상이 돌아가야 할 자리에
무신사는 '월간 랭킹'를 띄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방식이 꽤 영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판매자를 넘어 기준(standard)이 되다

👉️ 보통 패션 광고가 "우리 옷 끝내줘!"라고 할 때,
무신사는 "지금 이게 가장 잘 팔린다"는 정보를 줍니다.
이건 무신사가 단순한 커머스를 넘어,
무엇이 유행인지 결정하는
큐레이션의 권위를 갖는다는 걸 선언하는 듯합니다.

경쟁사도 품는 거대함을 증명하다

👉️ 이 광고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위치입니다.
강남대로에는 정말 많은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해 있습니다.
실제로 무신사 옥외광고에 노출된 브랜드들이
대부분 강남대로에 있습니다.
그래서 무신사의 랭킹 광고는
고객을 경쟁 브랜드의 매장으로 가게 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신사는 '패션 데이터는 모두 우리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우선시했습니다.
그래서 경쟁사를 광고해 주는 듯한 여유를 통해
오히려 무신사라는 생태계의 크기를 증명한 거죠.

광고가 콘텐츠가 되게 하다

👉️ 기존 옥외광고가 정형화된 영상을 보여줬다면
무신사의 월간 랭킹은 광고를 콘텐츠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번 달은 뭐가 1위지?'라며 전광판을 확인하죠.
옥외광고에 갱신(update)의 개념을 도입해서
고객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붙잡는 롱테일 전략입니다.

결국 무신사는 강남대로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자신들의 앱 UI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무신사 옥외광고는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이 옥외광고를 할 때
어떤 문법을 따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