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대에 있는 신촌 청년 푸드스토어라는 공간을 아시나요?
공간은 있으나 사람은 없습니다.
컨셉도 바뀌었는데, 여전히 비어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처음부터 이용자 관점에서 설계하지 않아서 입니다.
'의미있는 공간만 만들면 되겠지'라는 생각에서 공간이 기획 되었을뿐,
사람들이 찾아가야 할 맥락이 빠져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을 신촌 근처에서 자라고
백화점 재직시절 우연찮게 엘큐브 이대를 구축/운영하면서
이대 상권의 변화를 체감해 왔습니다.
얼마전 우연히 이대 근처를 가보니,
컨테이너형 공간인 '청년 푸드스토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획없이 만들어진 공간의 현실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대 상권의 추락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되었죠
신촌 청년 푸드스토어는 원래 청년 창업을 위한 소호 공간이었죠.
건대의 커먼 그라운드를 벤치마킹해서
컨테이너 형태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후 푸드 스토어로 전환했지만,
공간은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보입니다.
이 공간이 처한 현실은 이대 상권의 추락과 맥을 같이 합니다.
한때 강북 쇼핑의 중심지였던
이대 상권의 공실률은 22%, 서울 평균(5.6%)의 4배에 달합니다.
이대가 무너진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젠트리피케이션.
임대료는 올랐고, 개성 있는 가게들은 떠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높은 임대료와 빈 상가뿐입니다.
압구정로데오의 부활을 반면교사 삼았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둘째, 시대 역행.
'쇼핑 관광 특구'로 묶어두는 동안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홍대로 이동했습니다.
공급자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상권은 더욱 굳어져 버렸죠.
셋째, 경험의 부재.
지금의 소비자는 물건을 사러 가지 않습니다.
경험하러 가고, 문화를 공유하러 갑니다.
이대 상권과 신촌 청년 푸드스토어에는 그 어떤 경험도 없습다.
'공간의 실패는 설계의 실패'입니다.
물건을 내놓으면 사람이 올 거라는 공급자적 사고.
이 공간들은 그 맹점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성수동 팝업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유,
낙원악기상가에서 뉴진스 팝업이 통한 이유,
코카콜라가 전통시장과 연계해 팝업을 하는 이유,
그리고 이러한 공간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같습니다.
그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경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공간은 목적이 아니라 관계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누가, 왜, 어떤 경험을 하러 오는가?』
이 질문 없이 만들어진 공간은 결국 비어갑니다. 메말라갑니다.
신촌 청년 푸드스토어가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향같은 이대 상권의 정지한 시계처럼
멈춰있는 게 마음 아파서 적어 봅니다.
여러분에게는 고향 같은 공간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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