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이 형에게 물었습니다.
"형아, 브롤 업데이트 꼭 해야 돼?"
생각해보니 우리 일상은 온통 업데이트입니다.

핸드폰, 컴퓨터, 요즘은 차량까지.
업데이트를 안 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반강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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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업데이트에 집착했습니다.
야근하면서도 틈나는 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1년에 50권을 읽은 해도 있었죠.
그런데 돌아보니
책 속의 내용은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남은 건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강박적인 나만 있었습니다.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두려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조급함.
그것이 업데이트를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기기의 업데이트는 명확합니다.
버그를 고치고, 기능을 추가하고,
보안을 강화합니다.
기기는 업데이트를 강요받습니다.
그래야만 기기의 목적을 원활히 할 수 있기에.
하지만 우리는 기기가 아님에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데이트를
스스로에게 강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저는 조금은 다릅니다.
좋아하는 책을 천천히 음미합니다.
읽은 것을 복기하며
지금의 나를 돌아봅니다.
나에 대한 다짐을 하고,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보려 합니다.
강박의 나가 아닌
지금의 나를 대면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것도 업데이트입니다.
어쩌면 더 깊은 업데이트입니다.
50권을 읽던 그때보다
지금 한 권을 음미하는 이 순간이
나를 더 많이 바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야기 플랫폼인
<세.바.시>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변화와 혁신만을 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일상의 모습,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고,
상처에 대처하는 법을 더 많이 애기하죠.

우리에게 업데이트의 의미는
반드시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만 가치가 있을까요.
더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제대로 보는 것,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지울지,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일지보다
얼마나 깊이 소화할지도 충분한 업데이트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업데이트를 하고 계신가요?
혹시 강박적으로 채우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지금의 나를 마주하지 못하고 있진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