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보는' 사람이 아니라, 트렌드의 문맥을 '해독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눈으로 보면서 머리로 해독하고, 감각으로 판단하는 것. 트렌드를 제대로 읽는다는 건 바로 그런 뜻이다. 내가 믿고 있는 대박 예감형 상품도, 실제 매출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는 전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럴 땐 감각보다 데이터를 믿어야 한다.
기획은 감각만으로는 부족하다. 감각만으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도 없다. 데이터는 내 생각을 증명해 주는 '근거'가 된다. 데이터는 감각의 언어를 뚜렷한 수치로 번역해 주는 도구다.
- '팔리는 기획, 살아남는 브랜드', 이주은 지음
광고 회사에서 데이터 팀으로 일한지 벌써 7개월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저희 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전략팀이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할 때 소스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제공하거나, 기획한 캠페인에 정량적으로 증명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추가해서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입니다.
전략팀으로부터 데이터 분석 요청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기획이 힘을 받을 수 있게 데이터로 서포트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단순히 데이터만 뽑아서 전달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 의도와 광고주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데이터 기반 객관화를 통해 정량적으로 증명해야 기획이 힘을 받습니다. 그렇게 노력해서 광고 캠페인 PT를 수주하거나 기존 광고주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저는 일이 재밌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기획을 잘하는 사람들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트렌드를 잘 캐치합니다. 저자는 현장에서 보이는 것들 속에 숨겨진 데이터를 포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합니다. 기획은 감각과 통찰로 시작하되, 반드시 데이터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도 AX 프로젝트를 하면서 항상 어떻게 해야 현장의 목소리를 데이터로 수집해서 AI를 통해 그들에게 도움이 되게 할지를 치열하게 고객사 담당자를 비롯해서 팀원들과 고민하고 의논합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기획은 시작조차 하면 안 됩니다. 책상머리 앞에 앉아서 기획을 하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걸 만들어서 불편하게 하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매번 그들의 실적을 도와주려고 열심히 기획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힘이 빠질 때도 많습니다. 현장의 피드백을 새겨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기획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분석가는 분석만 하는 게 아니라 기획과 운영, 무엇보다 사람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석만 하는 분석가는 AI 시대가 오면서 경쟁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가 포착하지 못하는 데이터를 현장에서 발견하고 이를 기획해서 AI가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가 어쩌면 분석가의 핵심 역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획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기획이라는 업무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잘 된 기획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