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에서 지역 축제가 한창입니다. 지역을 알리고 활성화하는 데 축제만 한 치트키가 없죠.

제가 일하고 있는 대구도 매년 여름, '대구치맥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이 축제는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서며, 올해는 문체부 주관 '예비 글로벌축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프라와 예산이 풍부한 대도시가 아닌, 작고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라면 어떻게 축제를 흥행시켜야 할까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곳일수록, 저는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발상의 날카로운 기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김천 김밥축제'였습니다. "김천이 김밥천국의 줄임말이냐"라는 대중의 비아냥과 밈을 보기 좋게 역이용해서 대박을 터뜨렸죠.

그리고 최근 제 눈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B급 감성 축제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충남 서천군 장항항에서 열리는 '꼴갑축제'입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 축제는 사실 지역 특산물인 '꼴'뚜기와 '갑'오징어의 앞 글자를 딴 축제입니다. 첨부한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축제의 매력은 스스로 내려놓은 유쾌함에 있습니다.

출연진만 봐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지애 아나운서가 아닌, M.C 이지예

걸그룹 오마이걸이 아닌, 오케이걸 그룹

라이브의 황제가 아닌, 동명이인 가수 이승환

완벽한 A급이 될 수 없다면, 어설픈 흉내 대신 독보적이고 확실한 B급으로 판을 흔드는 전략입니다.

이런 전략은 대중이 피식 웃으며 "여기 대체 뭐 하는 곳이야?" 하고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축제들은 우리가 예산과 인프라의 한계를 탓하기 전에, 우리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약점과 밈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체면을 차리기보다 대중에게 먼저 다가가 유쾌한 웃음을 던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발상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은 로컬 축제도, 작은 브랜드도 충분히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