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관에서 3편의 영화를 몰아봤습니다.
<호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오디세이>입니다.

처음 이 영화들을 예매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제대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3편을 모두 보고 나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왜 굳이 극장까지 가서 이 영화들을 보고 싶었을까?'

이유는 단순한 시청각 효과나 스펙타클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는 극장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부활의 공식이 있었습니다.

1️⃣ 제작 과정 자체가 훌륭한 소비 대상입니다.

촬영할 때 극악의 고생을 했다',
'후반 작업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전 세계에 몇 대 없는 특수 카메라로 찍었다' 등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콘텐츠였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식재료를 공수하고,
다듬고 조리하는 과정을 보면 더 먹고 싶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흑백요리사처럼요.

그래서 제작 과정에 얼마나 많은 공력이 들어갔는지 알면,
그 결과물을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옥외광고에서도 영화 예고편이 아니라
제작 과정과 고생한 배우들의 인터뷰를 임팩트 있게 보여주면
대중들의 관심을 더 잘 끌 수 있을 겁니다.

2️⃣ 논란은 흥행 억제기가 아닌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호프>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연출과
주제의식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원작 변형과 번역가 교체로
망가진 마블 세계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고,

<오디세이>는 캐스팅과 역사 고증,
일론 머스크의 공개 비난 등으로 논란이 거셌습니다.

하지만 세 영화 모두 흥행에 멋지게 성공하고 있습니다.
흔히 '까가 빠를 만든다'고 하듯이,
이 논란들은 유튜버들을 통해 다시 콘텐츠화된거죠.

그래서 대중들에게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저 역시 그 논란을 제 관점대로 해석해 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영화 바비는 촬영 당시,
세트장 제작에 쓰인 핑크색 페인트 부족 사태로 논란이 됐고,
이것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감독이나 배우의 윤리 이슈가 아닌 이상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그 자체로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는거죠.

3️⃣ 상영관과의 완벽한 매칭(Product Screen Fit)입니다.

이제 '블록버스터는 영화관에서 본다'는 뻔한 공식은 끝났습니다.
영화 특성에 맞춘 상영관 매칭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소리가 중요한 <호프>는 '돌비 시네마',
공간감이 중요한 <스파이더맨>은 '스크린X',
아이맥스로 찍은 <오디세이>는 '아이맥스'를 선택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제작 단계부터 특정 상영관과의 매칭을 고려해야
극장만의 독점적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OTT는 단순한 가격 메리트 외엔
아무런 차별화를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OTT 전용 영화를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결국 세 영화는 OTT 시대에 극장이라는 장르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명확한 공식을 보여줍니다.

링친분들도 이 영화들을 보셨나요? 그렇다면 무엇을 느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