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은 넷플릭스 때문에 관객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콘텐츠는 어차피 한 사람의 시간을 누가 더 많이 점유할 수 있느냐 싸움이다. 20대가 원래는 영화관에서 원했던 경험을 제공하는 다른 모든 콘텐츠가 극장의 경쟁 상대인 것이다. 국제도서전, 불교관람회, 종로 야장에서 시간을 보낸 20대는 영화관에 쓸 시간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년 하위권이던 탬파베이가 성적과 흥행 모두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야구와 가장 이질적인 일을 했던 수뇌부 그룹을 형성하면서부터다. 당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팀의 성공을 이끌어낸 이들 중 야구계에 몸담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 당신의 고객은 왜 야구장에 있을까, 정은우 지음

어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 대표님에게 완패했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는 3년 연속으로 천만 관중을 돌파할 만큼 대단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30 여성 관중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올해 개막 후 한달 간 야구장 결제 고객 분석 결과를 보면 여성 비중이 71%로 남성 29%를 압도한다.

일본도 프로 스포츠 중 야구가 가장 인기가 많지만 데이터를 뜯어 보면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지 20대 여성의 관람율 증가는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 프로야구가 인기를 끄는 비결을 KBO가 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40초 이내의 영상은 자유롭게 저작권을 풀도록 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 였다고 책에서 언급한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야구 콘텐츠가 2030 여성이 즐겨 쓰는 인스타그램에 더 많이 등장했고 그로 인해 팬이 팬을 끌어모으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솔직히 나는 야구보다 축구팬이지만 대한민국은 야구의 나라다.

올해 프로축구 누적 관중수는 야구의 1/8 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수십만원을 들여 원정 경기 직관을 가거나 칼퇴 후 좋아하는 구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잠실이나 고척돔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왜 야구라는 스포츠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야구장에는 즐길거리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엔터테이먼트는 누가 시간을 뺏느냐의 싸움이며 국내외 할 것 없이 야구장 마케팅은 경기가 있는 날 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언급한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있고 시즌 중 착출되어 국가를 위해 뛰는 프로 선수들이지만 사회인 야구로 구성된 일본 대표님에게 완패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채널을 돌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직 금메달 여부는 정해진 게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금메달을 따도 욕을 먹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그나저나 야구장에 2030 여성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고 싶은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