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으신가요? 최근 걸그룹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에스파 등 다양한 걸그룹들이 있어 저는 하나만 꼽기 힘들 정도인데요. 이런 쟁쟁한 걸그룹들 속에서 최근 화제성과 함께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신생 걸그룹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골든걸스’!
평균 연령 59.2세의 걸그룹 ‘골든걸스’의 소개부터, 이들의 데뷔가 K-POP 그리고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맥락도 함께 살펴볼게요. 😊- 에디터 은아
KBS – <골든걸스>
📌누가 : KBS 2TV 📌무엇을 : 걸그룹 ‘골든걸스’ 📌언제 : 2023년 10월 27일 ~ 2024년 1월 19일 📌어디서 : 금요일 오후 10시 프로그램 ‘골든걸스’ 📌어떻게 :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 4인과 박진영 프로듀서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데뷔 📌왜 : K-POP과 트로트로 양분화된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평균 연령 59.2세, 멤버 경력 155년
KBS와 JYP가 손잡고 신규 걸그룹을 론칭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골든걸스>! ‘신(神)인 디바 데뷔 프로젝트’인 <골든걸스>는 레전드 ‘디바’라고 불리는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4인이 모여, 박진영 프로듀서의 프로듀싱하에 ‘골든걸스’라는 걸그룹으로 컴백하는 여정을 그리는 12부작 프로그램이에요.
평균 연령 59.2세, 네 멤버의 경력만 합쳐도 155년! 2023년 데뷔하는 마지막 걸그룹이지만, 가장 초고령이라는 신선한 컨셉은 큰 화제가 됐습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 그룹 참여자들은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이들이라는 점에서도 큰 화제가 됐어요.
5세대 걸그룹의 출격
“80년대 소울풀한 보컬들로 이루어진 걸그룹을 만들고 싶다.” – 박진영
박진영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캐스팅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박진영 프로듀서는 소울풀한 보컬들로 구성된 걸그룹을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KBS를 찾았고, <골든걸스>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됩니다.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총 4명의 디바들을 설득해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3개월간의 합숙과 트레이닝, 그리고 성공적인 데뷔까지! 걸그룹 골든걸스는 ‘One Last Time’이라는 곡과 함께 2023년 11월 23일 성공적으로 데뷔했습니다. 쇼케이스, 뮤직뱅크 무대도 성황리에 마치고, 현재 일본에서 개최되는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무대를 앞두고 있죠.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들이 댄스 챌린지를 하는 이색적인 모습부터 하모니를 맞추기 위해 성량을 줄이는 상황, 박진영 프로듀서가 쩔쩔매는 상황, 보컬로는 최강이지만 댄스 수업 자체를 처음 도전해 뚝딱이는 모습 등은 신선함에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건 ‘진심’이었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열정적으로 가사지를 빼곡하게 채우는 모습 등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습니다.
아이돌과 트로트로 양분화된 K-POP 시장에
골든걸스의 출연이라…
박진영은 KBS에 직접 찾아가 론칭할 정도로 왜 ‘골든걸스’ 걸그룹에 진심이었을까요? 또한, 해당 예능 프로그램이 실제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끌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돌과 트로트로 양분화된 K-POP 시장에 새로운 바람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트로트 전성시대 VS 걸그룹 4세대 춘추전국시대
시대, 중년 팬덤 시장은 커졌습니다. 임영웅, 김호중, 영탁 등 트로트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은 2022년 총 250만 장을 넘어섰을 정도니까요. 여러 음원 차트에서 TOP 100에 순위권에도 못 들던 트로트 음원들은 어느새 41건으로 급등할 정도였죠.
반면 같은 시기 멜론 TOP100의 10위권이 모두 걸그룹의 음악으로만 채워진 시기가 있을 정도로, 4세대 걸그룹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는데요. 아이브, 아이들, 뉴진스, 레드벨벳, 르세라핌 등의 쟁쟁한 걸그룹 노래들은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어요. 2022년도 음원차트만 봐도 이런 양분화된 현상이 잘 드러납니다.
박진영 프로듀서는 이런 양분화된 상황에 양측을 만족시킬 카드로 바로 ‘골든걸스’라고 판단했어요. 그렇기에 MZ세대가 좋아하는 K-POP을 걸그룹의 형태로, 중년 팬덤들을 덕통시킬 익숙한 보컬들과 함께 새롭게 도전한 것이죠.
✅ 미디어로 소비하는 시대, 음원을 위한 프로그램
틱톡 영상 하나로 갑자기 빌보드 차트에서 순위권에 든다거나, 전국적으로 퍼진 바이럴 영상 하나로 음원이 역주행하는 현상이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음악을 음원차트에서 듣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로 소비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 맞게, 방송에서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상이 다수죠.
박진영 프로듀서는 KBS를 찾은 이유에 대해 ‘JYP에서 진행하기에는 절차 등이 복잡해서’라고 표면적으로는 이야기했지만,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하고자 노력한 이유 중 하나는 음원의 인기를 위해서도 있습니다.https://www.youtube.com/embed/U_-csilw6XA
그 덕분일까요? 걸그룹 골든걸스의 화제성에 힘입어 예능 프로그램 <골든걸스>도 KBS 금요일 동시간 예능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어요. 이들이 커버한 미스에이의 ‘Good-Bye Baby’ 무대는 3주 만에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또한, OTT 웨이브 오픈 1주 차 대비 2주 차 시청자 수가 120% 증가하고, 클립 VOD 통계 기준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 및 네이버 TV 예능 프로그램 재생 수 1위를 기록하며 프로그램의 순항을 알렸습니다.
양분화된 음원처럼, <골든걸스> 예능 프로그램으로 방송도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네요!
이런 형식은 언제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
음악 예능 프로그램 트렌드 톺아보기
✔️ 일반인 오디션 서바이벌 (2009~)
슈퍼스타K, K팝스타를 선두로 리얼리티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케이블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10%가 넘는 시청률이 ‘슈퍼스타K’를 통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실력이 뒷받침되는 탄탄한 무대는 물론이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연들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죠.
이런 인기에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Mnet ‘보이스 코리아’ 등의 유사 프로그램들이 채널을 점령했습니다.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기며 정점을 찍자, 시청자들은 피로도를 느꼈습니다. 또한, 실력을 보여주기보다는 지나친 ‘드라마’에 집중한 이유도 있었죠.
✔️ 추리 음악 예능 (2012~)
일반인 오디션 서바이벌의 인기가 서서히 막을 내릴 무렵, 흥미진진한 추리 과정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추리 음악 예능이 성행합니다. 모창 가수와 원조 가수를 맞추는 JTBC ‘히든싱어’, 가창력만으로 평가받는 MBC ‘복면가왕’, 단서를 두고 실력자와 음치를 가려내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현재까지도 시즌이 유지가 될 정도로 10년 가까이 롱런하는 데 성공했을 정도죠.
그러나 비슷한 결의 음악 예능들에서는 차별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MBN에서 회당 1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메타버스 추리 음악 예능인 ‘아바타 싱어’를 선보였지만, 똑같은 콘셉트에 조악한 그래픽 탓에 시청률은 0.5%로 씁쓸하게 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MBN ‘미스터리 듀엣’, SBS ‘DNA 싱어-판타스틱 패밀리’ 등의 최신 음악 예능들도 마찬가지예요.
✔️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2016~)
조금은 자극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그리웠던 것일까요? 1화 방영 전 커뮤니티에서 욕을 많이 먹었던 <프로듀스 101>이었지만, 해당 프로그램 방영 기점으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춘추전국시대가 막을 올렸습니다. ‘프로듀스 101’, ‘WIN: Who is Next?’, ‘아이돌학교’, ‘식스틴’ 등의 다양한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위너’,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등의 그룹 모두 성공적인 데뷔를 치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돌 프로그램은 조작 논란과 함께 트렌드 자체가 한 풀 꺾여버렸어요. 지나치게 우후죽순 생겼던 프로그램 수도 마찬가지였죠.
✔️ 트로트 예능 (2019~)
아이돌 프로그램 논란은 MZ세대에게만 해당 되었습니다. 중년 팬덤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환호했어요. TV조선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내일은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내일은 미스터트롯’, MBN의 ‘불타는 트롯맨’, ‘헬로트로트’ 등 다양한 트로트 예능이 열풍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트로트와 관련되면 시청률도 보장되는 것에 이어, 이전과 달리 자녀로부터 ‘스밍문화’를 전수받은 시니어분들 덕에 음원 순위까지 상위권이 보장됐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우후죽순 생기는 트로트 예능에 ‘트로트’만 검색해도 ‘트로트는 지겨워’라는 문구가 검색창에 자동 완성될 정도로 다른 한 편에서는 다른 음악 예능의 출연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죠.
✔️ 프로젝트성 가수 조합 예능 (2021~)
트로트 외의 다른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찾는 MZ세대를 겨냥해 여러 방송사들은 여전히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자체는 이전만큼의 파급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어요. 너무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반영된 이유도 있지만, 특정 참가자 내정 특혜 및 부정 투표 의혹에 꺾인 열기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는 연습생들의 데뷔를 가르는 프로그램이 아닌, 이미 데뷔한 가수들을 재조합하는 프로그램으로 눈 돌리기 시작합니다. 데뷔한 가수인 만큼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고, 데뷔 여부를 가르는 문제가 아닌 만큼 내정 특혜나 부정 투표 등의 조작 논란도 피해갈 수 있고, 프로그램 자체에서 신선함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골든걸스> 예능 방영 전부터 프로젝트성 가수 조합 예능은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김태호 PD가 제작한 MBC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들이 있죠. ‘싹쓰리’, ‘환불원정대’, ‘MSG워너비’, ‘뽕포유’ 등의 다양한 음원 프로젝트가 크게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골든걸스>와 비슷한 시기, <놀면 뭐하니?>에서 ‘JS엔터’ 특집으로 ‘SAY YES’, ‘잠깐만 타임’ 2곡의 음원을 공개했지만, 인기 아이돌들이 점령한 음원차트를 뚫지 못했습니다. 입소문을 탄 프로그램이었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수백만 뷰를 돌파하고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등의 돌풍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어요
이유는 이제 이런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하는 가수들의 장기 음원 프로젝트조차 ‘식상하다’라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단순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화를 넘어 신선한 조합이나, 좋은 무대 등의 뒷받침되는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보이네요. NEXT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과연 어떤 트렌드일지 궁금해집니다.
“박진영이 대단한 일을 했네. 나이 30 넘어 서서히 사라지고 활동 안하는 그룹들의 수명을 단번에 확 늘려버렸잖아. 나이 상관없이 실력이 확실하면 대중들이 반겨한다는 걸 각인 시켰다.”
골든걸스 무대 유튜브 댓글 중 공감가는 내용이 있어서 구독자님과 공유하고 싶어요. 👀 오랫동안 아이돌을 좋아했던 저는 골든걸스 걸그룹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지만, 이런 프로그램의 존재에도 박수를 치고 싶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룹도 어느 덧 단체 앨범 활동을 멈추고, 음악 방송 무대에서 보지 못한 지 오래 되었거든요. 여러분은 이번 칼럼 어떻게 보셨나요? 😊 피드백 사항이나 의견이 있으시면 편하게 공유 부탁드려요! – 에디터 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