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인 빨래방의 세탁기 옆면, 그 안에 여성이 갇혀 손빨래를 하고 있는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다. ATM 기계 안에서는 직원이 직접 돈을 챙겨 주고, 주유기 내부에서는 사람이 연료를 수동으로 작업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ATM기, 주유기에 부착된 대형 사진들이다. 이 재미있는 작품은 독일의 구인구직 사이트 Jobsintown.de가 집행한 옥외매체 광고들이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기계의 측면을 광고판으로 삼아, 마치 그 속에서 사람이 갇혀 일하는 듯한 착시를 만든 것.

이 카피는 광고의 아이디어를 응축해 보여준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이 문장은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불만과 무력감을 누구나 떠올리게 만든다. 이 캠페인이 등장한 2005년 당시 조사에 따르면, 독일 직장인의 87%가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시간과 국가를 바꿔도 숫자의 차이만 있을 뿐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경과 세대를 넘은 보편적 공감은 캠페인이 진행된 독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취업 사이트 홍보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 이 캠페인 이후, Jobsintown.de의 방문자 수와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고, 칸 국제 광고제에서 7개 부문 수상을 비롯해 총 70여 개의 국제 광고제에서 상을 받으며 그 힘을 입증했다.
아, 세계인 여러분. 안 맞는 일하면서 사느라 고생들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