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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0년 전의 카피다. 이 카피는 1922년, 일본의 신문 광고에 처음 등장했다. 발매 초기 칼피스는 장과 위에 좋은 영양음료라는 기능적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한 줄이 붙으면서, 단순한 건강음료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음료로 탈바꿈했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칼피스의 맛을 ‘첫사랑’에 빗댄 것이 완벽하게 들어맞은 것이다.


첫사랑은 누구나 공유하는 기억이자 순수함의 상징이었다. 제품의 맛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감정과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로 설렘을 불러일으킨 이 카피가 당시로서는 꽤 파격적인 사건이 됐다. 1920년대 초 일본은 여전히 보수적 가치관이 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대적 자유사상과 낭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과도기였다. 오사카에서 경찰에 신고가 되는 등 첫사랑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젊은 세대들은 신선하고 매혹적인 이 표현에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이 카피는 빠르게 퍼져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곧 칼피스는 첫사랑을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 카피는 칼피스를 단기간에 국민음료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그 이후로도 수십년간 사용되었다. 지금은 유치원생도 말하는 ‘첫사랑’이 100년전에는 공공연하게 꺼낼 수 없는 단어였다는 것이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아련하고 상큼한 단어인 것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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