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

2012년, 저는 첫 번째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브랜드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브랜딩 담당자나 디자이너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매장마다 제각각인 디자인 때문에 브랜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둘, 디자이너들의 고용 불안정성이었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프리랜서로 불안정하게 일하거나 프로젝트 단위로 수익을 얻는 데 그쳐,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이 두 문제를 연결해보기로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월 구독료 기반으로 브랜드 디자인을 제공하고, 디자이너들은 저희 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었습니다. 매장 수에 따라 구독료가 조금씩 늘어나는 구조였죠. 2012년,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는 이런 모델이 거의 없었지만, 출시하자마자 여러 계약을 체결했고, 직원 수도 15명까지 늘어났습니다.그러나 3~4년 뒤,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늘어날수록 직원을 더 고용해야 했고, 직고용 구조 특성상 고정비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성장했지만, 순수익은 점점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 다다른거죠.

결국 이 모델은 ‘온전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하기 어려웠습니다.

2015년 말, 숨고 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했고,

이후 시장에서는 구독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돌아보면 저의 아이디어는 ‘너무 이른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세 가지를 배웠습니다.

1️⃣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것을 뒷받침할 기술적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도 빛을 발하지 못하더라구요.

2️⃣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한계는 열정만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성장하는 매출 뒤에 숨은 비용 구조를 끝까지 점검해야 합니다.

3️⃣ 사람과 시장을 연결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몇 년 뒤 같은 개념이 다른 방식으로 성공하기도 하고, 지금 맞지 않은 아이디어가 훗날 인정받기도 합니다.


결국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가 시장의 준비와 맞아 떨어지는 순간을 잡는 능력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했지만, 시대와 맞지 않아 실패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p.s. 당시 만들었던 리플렛을 사진으로 공유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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