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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동경하는 게 아니라, 네가 미국이 되어야지.

종화의 실리콘밸리 로그(5)
2023-04-27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damind/139

안녕하세요 스모어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그동안 총 4개의 글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점을 회고해 보았는데요, 

이제 마지막 글을 통해 미국에서의 경험을 총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팀은 항상 내부 회의에서도, 식사를 하다가도, 혹은 화이트보드 앞에서 함께 아이디에이션을 할 때에도 서로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구체화하곤 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소통하며 좋은 질문이란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그 질문으로 인해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하거나 그 질문으로 인해 또 다른 질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질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 로그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배운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이며,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질문들에 답하며, 지금까지는 파편적으로 인식하고 작성했던 깨달음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넥스트 스탭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Q. 미국에서 배운 것을 딱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일까? 

Action, 행동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은 근본적으로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의미 있는 질문이며,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Q. ‘한다’의 의미는 무엇일v까? 

이전의 제가 생각했던 ‘한다’는 큰 의사결정의 단위였습니다. 

학생회장을 한다, 교환학생을 간다, 이 회사에서 일한다, 미국에 출장을 간다 등으로요. 

그러나 사실 이러한 큰 단위의 의사결정들은 어떻게 보면 ‘결과’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그 앞에 수많은 작고 반복적인 액션이 있어야만 하나의 의사결정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전의 저는 (사실 지금도 종종) 먼저 고민한 후에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무모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물론 고민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행동만 하는 것이 좋은 미덕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고민한다며 행동도 안 하고 있던 것이 문제였죠. 

현재의 FC 바르셀로나 팀의 축구 철학을 구축하고,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받는 ‘요한 크루이프’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지루하고, 결과 없는 과정은 무의미하다.’ 

즉 결과와 과정 둘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마찬가지로 ‘행동 없는 고민은 지루하고, 고민 없는 행동은 무의미하다’ 고 생각합니다. 

고민 없는 행동이 무모한 것처럼, 행동 없는 고민 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미국에서 크게 깨달았습니다.

Q. 그렇다면 왜 저는 그동안 행동을 잘 못했었던 걸까요? 

그야 고민이 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고민에도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고민의 성장을 일으키는 것은 행동뿐이라는 것.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결코 행동을 통해 배우거나 느끼는 것이 없습니다. 만약 제가 미국에 다녀와서 ‘아주 배움이 많았다’의 감상 정도로 이 경험을 마무리했다면, 이렇게 글로 제 경험을 작성하면서 내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등을 다시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미국에 다녀오기 전과 후의 저는 그 어떠한 고민의 성장도 없었을 겁니다. 

호텔 방에서 매일밤 오늘 느낀 점을 20분씩 정리하는 작고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다시 내일은 어떤 액션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성장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저는 돌이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많은 사람에게 콜드 메일을 보내고, 많은 분들을 만나 뵈면서 느낀 것이, 일단 행동을 하니까 저의 작은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내가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무엇을 목적으로 행동했나 등에 대해서도 자주 고민하게 되더군요.

결국 행동을 통해 배우는 게 없으면, 고민하는 방식, 고민할 때 뒷받침이 되는 지식이나 자원 등도 항상 그 자리에서 진동 운동만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고민의 수준은 그대로인데, 해야 하는 행동이나 목표하는 행동은 크기와 수준이 커지니, 고민이 행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겁을 먹고 회피하던 것이 과거의 제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깨달은 것이 바로, 고민이란 근육과 같기 때문에 운동에서 1번의 푸시업이 모여서 근육이 형성되듯이, 작은 행동의 반복적이면서도 조금씩 변주를 주는 실천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푸시업 한 개와 같은 작은 행동이 저의 성장을 위한 근육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었기에 ‘하면 되는구나’라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이러한 배움이 미국이라서 가능했던 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고, 혹은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에게 미국은 업무가 쌓여있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이 아니라, 좀 더 야생의 공간에서. 그것도 제가 경외했던 실리콘밸리라는 곳에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더 이러한 배움을 몸소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죠. 

재미있는 것이, 미국에 도착한 뒤 이틀 정도 뒤부터 저는 라운님과 따로 다녔었습니다. 서로 미국에서 목표하는 것이 달랐고, 만나야 하는 사람,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 얻고 싶은 인사이트 등이 달랐고, 결국 따로 움직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사무실에서 도영님이나 라운님과 함께 일하다가 이렇게 출장까지 와서 하루 종일 혼자 보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좀 무서웠습니다. 처음 와보는 미국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 저는 ‘라운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도영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주 생각하며 일단 작은 행동부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를 어떻게 만나서 무엇을 얻지 등을 고민하다가 하루를 보내면 너무나도 시간이 아까울 것이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앞선 글에서 공유했던 것처럼 일단 콜드 메시지 될 수 있는 대로 보내보는 등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모두 취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역시 지난 글에서 공유했듯이 제 행동에 대해서 더 좋은 전환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라운님과 저녁에 호텔 로비에서 오늘 했던 액션에 대해 함께 회고하고, 다음날 다시 개선된 행동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었죠. 이때 저는 느꼈습니다. 

뭐라도 하면 되는구나, ‘난 영어를 잘 못해서, 미국에 처음이라서, 이곳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콜드 메시지는 처음이라서’ 등의 여러 고민을 하기보다는 일단 작고 작은 행동부터 실행하면 무언가 결과가 나오는구나. 그리고 그걸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리고 이러한 작은 액션들을 통해서 얻는 것은 성과가 아닌 결과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행동의 결과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배운 점으로 다시 행동에 변화를 주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성과라는 것이 나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깨닫음은 ‘미국’이라서 가능했다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이라서, 제가 약간 겁먹었던 만큼, 더 준비를 많이 하고 더 결연한 자세로 미국 출장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러한 배움을 좀 더 빨리 알 수는 없었을까? 

이 또한 아닙니다. 

제가 1년 전에, 혹은 회사에 입사한 지 일주일 만에 미국 출장을 떠났다면 이러한 배움은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의 고민과 행동이 그 어떤 준비운동도 없는 근육량 0의 단계에서는 절대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가 일하며 실행했던 행동, 그 과정에서의 고민, 작은 성공과 실패,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팀과 함께 일하며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없었더라면 저는 미국에 갔더라도 무언가를 배워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도영님과 라운님이 말씀하셨던 게 이런 의미였구나!’라는 깨달음의 연속이었던 만큼, 우리 팀과 함께 일하며 저의 근육이 형성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미국에서 배운 것들의 무게를 실감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러한 배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도록 저를 성장시켜 준 우리 팀에게 고맙고, 또 저에게 그동안 조언과 도움 주신 분들께도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Q.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에서 만났던 한 선배분은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정말 미국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만, 저는 종화 님이 미국에서 일하는 것, 미국 사람과 일하는 것,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을 너무 동경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종화 님 스스로가 하나의 미국이 되어야지, ‘미국에 가면, 미국처럼 하면 모든 것이 다른 수준일 거야’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야 해요.

이 한마디는 저에게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도 실리콘밸리의 문화, 지식, 일하는 방식 등을 어느 정도 동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배분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동경의 이유가 그들이 ‘가장 잘하기 때문’이지, ‘미국이라서’는 아니라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계속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액션이 무엇이고, 이 액션은 어떤 지표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나는 이 행동의 결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등을 고민하여 성장하는 것이 ‘무조건 미국을 따라 해야지!’라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또다시 저에게 큰 기회가 왔을 때 그곳에서 배움을 얻을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저의 미국 로그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실리콘밸리 로그를 마치겠습니다. 

도다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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