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위대하게, ‘삼양라면’ 광고털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투머치' 전략
2024-02-16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어김없이 돌아온 <위픽의 광고 털기>입니다😉

오늘은 무려 1,000만 뷰를 달성한 광고를 준비해보았습니다. 바로 2021년 9월에 공개된 <삼양라면>의 60주년 캠페인, ‘평범하게 위대하게’입니다✨ ‘라면’을 광고하는 영상이지만, 특이하게도 동물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뮤지컬 형식의 광고 음악이 삽입되었습니다. 심지어 유명 아이돌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슈퍼주니어의 규현 씨가 광고 음악을 녹음했다고 하는데요, 이 광고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 <삼양라면>의 광고, 지금부터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삼양라면>은 삼양식품이 개발한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입니다. 1963년, 삼양라면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었다고 해요😥 삼양식품의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은 우연히 남대문 시장을 지나가다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 하는 꿀꿀이 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서민들의 배고품을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삼양라면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당시 버스의 가격이 8~10원 정도 했고, 담배가 1갑에 25원이었으니 꿀꿀이 죽이 얼마나 저렴했는지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꿀꿀이 죽은 미군들이 먹고 남은 찌거기를 끓여 팔던 음식으로, 먹지 못하는 이물질이 나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중윤 회장은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일본에서 먹었던 인스턴트 라면을 떠올리며 닭고기 국물 베이스의 ‘삼양라면’을 개발했고 이를 10원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삼양라면은 일본 라면을 그대로 따온 닭고기 육수였지만, 이후 한국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해 쇠고기 육수로 변경했습니다. 현재는 쇠고기 육수에 햄 맛이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라면의 역사가 아주 오래된 만큼 현재의 맛보다는 햄 맛이 없던 옛날의 맛을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번 광고는 그 시절 삼양라면을 추억하는 사람들을 위해 쇠고기 맛을 더 강화한 ‘삼양라면 오리지널’의 광고입니다.

최고의 인기 스타 ‘불닭볶음면’으로 가득 찬 도시! 굉장히 미래적이고 힙한 모습입니다. 불닭볶음면 말고도 간짬뽕이나 쇠고기면 등 삼양식품의 제품들이 보이네요!

난 평범함이 익숙해
60년 동안 그저 존재한 라면
난 무난한 게 익숙해
60년 동안 그저 쉽게 끓여진 라면

영상의 주인공, ‘삼양63’의 모습입니다. 후드티에 슬리퍼를 신은 추레한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습니다. 시무룩한 표정과 움츠러든 모습이 마음 아프네요😢

그래 새로운 라면들 사이
흔들릴 때도 있었어

불닭볶음면의 선풍적인 인기,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삼양라면… 평범함을 벗어나 트렌드를 따랐어야 하나? 흔들렸던 시간들을 돌이켜 봅니다.

빠르게 변해만 가는 세상 속에서
진정 난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질문에 갑자기 전광판 속 ‘불닭’이 움직이며 ‘삼양’을 조롱합니다!😈

”지겨운 맛’, ‘네가 트렌드란 말은 알아?’, ‘인별그램 계정도 없다면서!’ 매운 맛 트렌드와 달리 평범한 맛을 추구하는 삼양라면을 조롱하는 불닭. 어쩌면 이 목소리들은 ‘삼양’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도망치던 삼양은 결국 깊은 물 속으로 추락합니다.

최초의 라면인 내가 해낼 거야
배고픈 모두를 구했던 그때처럼

‘불닭’의 조롱에서 벗어난 ‘삼양’, 서서히 가라앉으면서도 최초의 라면으로 배고픈 모두를 구했던 그때처럼 계속해서 기본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포장지에 적힌 ‘since 1963’이 아주 크게 보이네요!

vi la pioniro, vi estas 삼양라면 (선각자여, 그대는 삼양라면이다)
불을 피워라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끓어올라라 뜨겁게 끓어올라 삼양
거센 물결을 받아들여라 자 너를 던져라

그 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리고, 58개의 홀로그램이 하나씩 등장합니다. 홀로그램이 모두 등장하면 하나의 가스불 형태를 이루고 홀로그램들은 삼양에게 ‘그대는 삼양라면’이라며 초심을 자극합니다.


4분 뒤 후루룩 먹도록
바로 지금이야

추락하는 삼양의 뒤로 라면 면발이 보입니다. 눈을 뜨는 삼양, 그리고 주머니에서 빛이 나는 무언가를 꺼내면 삼양라면 스프가 나옵니다. ‘삼양’이 스프를 뜯으면…

면발이 ‘삼양’을 감싸면 추레했던 옷은 사라지고 수트와 망토를 갖춘 영웅의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내가 위대해진 건 위대하게
기본을 지켜낸 시간 (평범하게 위대하게)
최초의 라면인 내가 반드시 해낼 거야
내가 바로 삼양!

함께 춤을 추는 삼양과 햄식이(햄), 초록색 옷을 입은 산양들. 잠시 뒤 화면이 ‘삼양라면’으로 오버랩되면서 이들의 춤이 곧 삼양라면의 완벽한 하모니를 상징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60년 동안 지켜온 평범함은 곧 위대함이라는 가사도 인상적이네요.

위대한 오리지널 평범하게 위대하게
평범한 내가 위대해진 이유

불닭의 도시, ‘삼양’은 마치 히어로처럼 맨홀을 뚫고 후광을 받으며 서서히 등장합니다🦸‍♂️

위대한 60년 간의 사랑
삼양라면은 기본을 지켜낼 거야

불닭의 도시에 가득찬 삼양라면의 로고. 더 이상 새로운 라면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고 기본을 지켜나가겠다는 삼양라면의 각오와 성장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쿠키 영상에는 불닭볶음면이 가만히 삼양을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 나오네요! 다음 시리즈인 불닭볶음면의 영상 또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평범함이 곧 위대함이라는 <삼양라면>의 광고 어떠셨나요?

국내 최초의 라면은 ‘삼양라면’이지만, 국내 1위의 자리는 ‘신라면’에게 뺏긴 지 오래입니다. 삼양식품의 면류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은 농심, 오뚜기에 밀린 3위(10.2%)로 나타났으며, 라면 제품 점유율(2020년 기준)은 불닭볶음면(4.47%)에 밀린 3.53%로 나타났습니다. 영상 전반에 느껴지는 ‘삼양’, 즉 삼양식품의 고뇌는 이곳에서부터 출발합니다.

2012년 삼양식품이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도 K-매운맛을 알리며 다양한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새로운 대표 상품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삼양라면이 더 이상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삼양라면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자극적이고 새로운 맛으로 변화해야 하는 걸까요?

삼양식품은 이 광고 전반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광고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이목을 끄는 요소가 투머치(too much)하다는 것입니다.

‘수인물 뮤지컬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은 ‘스튜디오 좋’이 이번 광고를 설명한 단어입니다. 애니메이션 광고는 많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수인'(동물의 외형 특징을 가진 인간)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수인 캐릭터가 직접 노래까지 부르는 뮤지컬 형식의 광고는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습니다. 삼양식품은 광고 공개 이후에도 광고에 삽입된 음악을 무료로 공개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노래를 찾아 듣도록 유도했습니다. 뮤지컬 넘버 가사는 카피라이터들이 작성한 것으로, 삼양라면의 소구점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사람들은 광고 영상 뿐만 아니라 광고 음악까지 직접 찾아 들으며 삼양라면의 소구점을 습득하게 됩니다. 추가적인 광고 효과 또한 발생하는 것이죠. 삼양라면이 다른 라면과 달리 ‘평범함’에 충실하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이번 광고의 메세지를 확실히 기억할 것입니다.

시장 점유율도, 제품 점유율도 1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삼양식품과 삼양라면이 평범하게 일상을 담은, 또는 스타가 등장하는 광고를 내놓았다면 이 정도로 주목 받을 수 있었을까요? 삼양식품이 내린 ‘초강수’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약 60년 동안 한국인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노력한 삼양라면과 끝까지 기본을 지키겠다는 삼양라면의 포부를 아주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이 광고로 우리는 점유율이 높지 않다면 차라리 ‘과도한 컨셉으로 리브랜딩’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켜버리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21년 공개된 삼양라면의 광고는 ‘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 대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삼양식품이 삼양라면에 새로운 캐릭터와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 스토리를 담아낸 이 영상이 설득력 있고 주목할 만 하다는 거겠죠?🥰

굳이 검색해서 보러 온 광고는 처음이다

기발하고 정말 멋있어서 계속 보게 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는 것이 후회된다 등

사람들에게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광고.

이것은 어쩌면 모든 마케터의 꿈일지도 모릅니다.

<삼양라면>의 사례를 통해 꿈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댓글 반응까지 싹싹 털어본 <위픽의 광고 털기> 어떠셨나요?

삼양식품 창립 60주년 기념 브랜드 광고는 하나 더 있는데요,

다음에는 이번 아티클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한 ‘불닭’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찾아올 <불닭볶음면> 광고털기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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