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소맥보다 위스키, 와인을 주목하는 이유

소주, 맥주, 위스키, 와인 등 주류 트렌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주요 정부통계에 따르면 소주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맥주는 2013년부터 8년 연속 출고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와인과 위스키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습니다. 고물가로 와인은 주춤하고 있지만, 위스키는 올해도 수입량이 급증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죠. 

이런 주류 소비 문화의 변화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맥주, 소주로 상징되는 정통 주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상징으로 하는 근대사회의 가치관을 담고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정통 주류는 그렇게 ‘맛’이 좋은 술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가성비 있게 많이 먹기에 좋은 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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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대학생 MT나 기업의 팀 송년회 등 회식 자리에서 와인을 5병씩 따서 먹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주 10병, 20병을 따서 먹는 것은 가능합니다.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개인의 취향보다는 집단적 효율성을 만족하는 술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소주와 맥주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문화가 느리지만, 꾸준하게 바뀌었습니다.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에 비해, 그리고 Z세대는 다시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서로를 도우며 벼농사를 해야 하는 농경사회에서, 각자가 자리에서 내 역할만 잘하면 되는 지식정보화 사회로 변화했기에. 그리고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에서 부모와 자식 2명으로 구성되는 4인 가구, 그리고 나아가 1인 가구로 변화했기에 일어난 현상이죠.

이에 맞춰 주류문화도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회식이 점차 줄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 9.1L을 시작으로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팬데믹이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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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주류 문화 변화의 원인으로 많이 지목되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기존 트렌드를 가속화했을 뿐, 새롭게 바꾼 것은 아닙니다. 물론 사람들의 습관은 엄청 느리게 바뀌는 법인데, 팬데믹으로 180도 바뀌게 되었으니, 그 중요성은 결코 낮게 볼 수는 없습니다. 

기존에 술은 분위기에 맞춰 무조건 먹어야 하는 ‘의무’의 측면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는 ‘권리’의 측면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술 선택의 기준이 바뀝니다. 집단적 효율성보다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진 것이죠. 

주류 취향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맛’입니다. 그러니 맥주, 소주보다 맛있는 와인, 위스키와 페어링해서 만드는 칵테일이 성장한 것입니다. 또한 술자리의 분위기는 느끼되 알코올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비알코올맥주도성장하였죠. 아직 시장규모 자체는 300억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2014년과 비교해서 8년만에 4배 정도 커졌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신(新) 주류들은 맛 뿐만 아니라 맥주와 소주가 가지지 못한 부유함, 시간적 여유 등 감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지’가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소주는 삶의 애환을 담고 있는 현실의 술이라면, 와인은 성공과 여유의 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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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부어라 마시는 것보다는 내 상황에 맞게 즐기고자 하는데, 이왕이면 내 감성에 맞는 술을 고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대형마트가 올리브영, 다이소, 편의점 등으로 특화되고 있는 것과 동일한 현상입니다. 유통업계와 주류업계라는 차이가 있을지 언정, 그 안을 관통하는 ‘트렌드’는 분권화, 개인화, 맞춤화로 동일한 것이죠. 

결국 앞으로 주류 시장은 맥주와 소주의 초한지를 넘어서 춘추전국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알코올 선호가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 가장 핵심적인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청년 세대의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시장의 파이가 줄기 때문에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 와중에 소비자들이 즐기는 주류는 다양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데, 그 시장도 조각조각 나뉘는 것이죠. 취향에 따라, 평균 실종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자기만의 레시피로 술을 먹고, 누군가는 최고급 술을 즐기며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상황에서 주류 업계 마케터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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