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 2026 : Business Event Summit

기업 컨퍼런스 기획법: 참가자 경험을 중심으로 행사를 설계하는 법

주최사가 얻고 싶은 것보다 참가자가 얻어갈 것을 먼저 설계하면 행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원티드랩 김민정 팀장님이 커리어 컨퍼런스 ‘하이파이브’를 운영하며 바꾼 프로그램, 공간, 협업, 현장 운영, 사후 커뮤니케이션을 정리했습니다.

👋 이런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 기업 컨퍼런스나 대형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하는 분
✓ 프로그램과 공간을 참가자 관점에서 설계하고 싶은 분
✓ 여러 팀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 협업 구조가 고민인 분
✓ 행사 이후 리드와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싶은 분


기업이 행사를 여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브랜드를 알리고, 세일즈 리드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원티드랩 김민정 팀장님의 발표는 이 익숙한 이유를 참가자 쪽에서 다시 바라보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는 주최사와 접점을 만들기 위해 행사에 올까요?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에 올까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참가자는 자신의 일과 커리어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들여 찾아갈 만큼 좋은 경험을 기대하며 행사에 오죠. 발표를 들으며 느낀 하이파이브의 가장 큰 변화는 ‘원티드가 얻을 것’에서 ‘참가자가 얻을 것’으로 행사 기획의 출발점을 옮긴 것이었습니다.

3줄 요약

  • 기업 컨퍼런스는 주최사의 목적보다 참가자가 얻어갈 가치를 먼저 설계해야 합니다.
  • 설문과 이전 행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공간·운영 방식을 매년 개선해야 다시 찾는 행사가 됩니다.
  • 행사 후 첫 메시지는 제품 소개보다 현장에서 경험한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해야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주최사가 행사를 여는 이유와 참가자가 오는 이유는 왜 다를까?

원티드랩도 처음부터 참가자 중심으로 행사를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객 접점과 전환을 위해 행사를 열었고, 회사가 얻고 싶은 것을 프로그램 안에 직접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행사 규모가 커지고 반복 운영이 이어지면서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참가자는 서비스를 소개받기 위해 하루를 내어 행사장을 찾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관계,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원티드가 얻을 것에서, 참가자가 얻을 것으로 중심을 옮겼습니다.

이 변화는 세일즈를 포기했다는 의미가 아니었어요. 참가자가 먼저 좋은 경험을 해야 브랜드를 신뢰하고, 그 뒤에야 서비스와의 관계도 이어질 수 있다는 순서의 변화에 가까웠습니다.

세션 핵심 Point

행사의 목적이 리드 확보라고 해도, 참가자의 경험이 뒤로 밀리면 오히려 브랜드와 서비스가 기억되기 어렵습니다. 먼저 참가자가 왜 오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 컨퍼런스는 무엇부터 설계해야 할까?

하이파이브는 HR 담당자, 경영·비즈니스 직군, 메이커 직군 등 서로 다른 참가자를 위한 커리어 컨퍼런스입니다. 따라서 프로그램부터 정하고 사람을 모으기보다, 먼저 다음 두 가지를 확인했다고 해요.

이번 행사의 타깃은 누구인가?

그 타깃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가?

그다음 필요한 경험은 강연, 부스, 네트워킹, 현장 환경으로 나뉩니다.

강연 — 직무와 커리어에 필요한 인사이트

부스 — 파트너와 서비스를 경험하는 접점

네트워킹 — 같은 직군의 동료와 연결되는 기회

현장 환경 — 하루 동안 머물 수 있도록 돕는 공간

형식을 먼저 정하고 내용을 채운 것이 아니라, 참가자가 원하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형식을 붙인 거예요. 이 부분을 들으며 기업 컨퍼런스의 경험은 무대 위 강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부터 이동, 휴식, 업무, 대화, 퇴장까지 참가자가 보내는 하루 전체가 프로그램이 되는 셈이죠.

BES 2026에서 김민정 팀장님이 4,000명 규모의 이벤트에서 배운 사전 경험 설계, 현장 응대, 사후 브랜드 각인 원칙을 설명하는 발표 화면
김민정 팀장님은 행사 규모가 달라도 사전에는 경험을 설계하고, 현장에서는 웃는 얼굴로 참가자를 만나며, 사후에는 브랜드를 다시 떠올리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가자 설문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방법

참가자가 원하는 것을 주최사가 추측해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하이파이브는 실제 참가자 설문과 이전 행사의 데이터를 통해 불편과 기대를 확인했어요.

과거 행사장은 의자가 길게 놓인 강연 중심의 공간이었습니다. 참가자는 오랜 시간 앉아서 강연을 들어야 했고, 중간에 업무를 처리하거나 쉬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이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행사에서는 현장 구성을 바꿨다고 해요.

워크 라운지 —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공간

휴식 공간 — 장시간 머무는 참가자가 쉴 수 있는 공간

네트워킹 존 — 동료와 다른 참가자를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

설문은 만족도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행사에서 무엇을 바꿀지 결정하는 기획 자료로 사용됐습니다.

반복 행사를 운영할 때 필요한 기준

같은 이름의 행사라도 매년 같은 경험을 제공해서는 다시 찾아올 이유가 약해집니다. 이전 참가자의 의견에서 적어도 한 가지는 개선하고, 재참가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고연차와 리더 참가자가 늘고 있다는 흐름을 확인한 뒤에는 더 깊은 인사이트와 리더 대상 콘텐츠를 강화하는 식으로 다음 프로그램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큰 행사를 여러 팀이 함께 준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대규모 기업 행사는 한 팀만으로 완성하기 어렵죠. 브랜드, 마케팅, 영업, 커뮤니티, 디자인, 개발, 운영 등 여러 팀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원티드랩도 과거에는 주최팀이 다른 팀에 “이번 한 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구조로 행사를 준비했었다고 해요. 이 방식에서는 행사가 주최팀의 업무가 되고, 다른 팀은 지원 인력으로 남게 됩니다.

하이파이브는 이 구조를 바꿨습니다. 각 팀이 일부 업무를 돕는 것이 아니라, 특정 영역을 맡아 리딩하도록 역할을 나눴습니다.

내부 협업 구조

‘도와주는 업무’를 ‘책임지고 리딩하는 역할’로 바꾸는 것. 경영진과 리더가 먼저 행사의 목적을 공유하고, 각 팀이 담당 영역과 성과를 명확히 가져야 전사 프로젝트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행사 경험이 담당자 개인에게만 남지 않도록 공통 계정, 내부 가이드, 업무 문서, 행사 히스토리로 기록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구성원의 업무가 실제 성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사전에 구조를 만든 점도 중요했어요.

발표를 들으며 큰 행사의 협업은 많은 사람을 투입하는 것보다, 각자가 왜 이 일을 하는지와 어디까지 책임지는지를 분명하게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 현장을 대행사에 전부 맡기면 안 되는 이유

하이파이브는 외부 대행사에 전체 운영을 맡기지 않고 원티드랩 내부 구성원이 직접 행사를 만들고 운영했습니다.

대행사를 활용하더라도 행사팀과 대행사 사이에는 내용을 전달하고, 확인하고, 수정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원티드랩은 이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줄이고, 직접 만드는 경험을 늘리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김민정 팀장님이 특히 강조한 건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서비스를 잘 모르는 사람이 운영하면 표정과 태도, 설명, 질문에 답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행사장에서 참가자가 마주하는 한 사람의 응대도 브랜드 경험의 일부입니다. 현장 전체를 내부에서 운영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서비스를 설명하는 자리에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행사 후 첫 이메일은 왜 제품 소개로 시작하면 안 될까?

행사 후 확보한 리드에게 보내는 첫 이메일은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이 이메일을 곧바로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는 데 사용하는데요.

김민정 팀장님은 하이파이브에 참여한 한 커피 구독 기업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 기업의 첫 메일은 회사 소개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이파이브에서 드신 커피 어떠셨나요?
행사 후 첫 이메일의 안 좋은 예와 좋은 예를 비교한 BES 2026 발표 화면
행사 후 첫 메일은 회사 소개보다 참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할 때 브랜드와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참가자가 현장에서 커피를 받아 마셨던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한 뒤,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지금 다른 커피머신을 사용하고 있어도 괜찮고, 최종 결정자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설명으로 부담도 낮췄습니다.

두 번째 메일에서는 사무실을 방문해 원두를 비교하는 커핑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서비스를 바로 판매하기보다 현장에서 시작된 경험을 다음 경험으로 이어간 것입니다.

세션 핵심 Point

첫 이메일은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참가자가 행사에서 경험한 장면을 다시 불러오는 메시지여야 합니다. 장면이 떠올라야 브랜드가 기억되고, 브랜드가 기억돼야 서비스도 읽힙니다.

행사의 끝은 참가자의 다음 행동이다

이번 발표를 하나의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가자가 얻고 싶은 가치를 확인합니다.

그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공간을 설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