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디자인 · 피그마
AI가 평균을 만들 때, 디자이너에게 남는 무기
AI는 누구나 평균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이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을 더 낫게 보는 감각과 판단력입니다.
얼마 전에 본 피그마의 한국 세션 Makers Collective 행사 키노트에서 Yuki Yamamoto 피그마 CPO는 이렇게 말했다.
“점점 많은 제품이 평균이 될 것이다. AI는 매우 전형적인 결과를 만든다.”
AI로 인해 업무 속도가 빨라졌고, 하나하나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업무 프로세스가 AI의 개입으로 자동화되고 그만큼 많이 단축되었다. 개발자 없이 코딩할 수 있게 되었고, 디자이너 없이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제품, 즉 프로덕트를 쉽게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AI가 만든 결과물에 너무 쉽게 만족하는 순간
이런 상황에서 일을 하게 되면 큰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바로 AI가 만든 결과물에 만족하고 거기서 끝내버리는 것이다.
이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올라간 AI 비주얼의 퀄리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더 이상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어물쩍 디자인을 끝내버린다. 키노트에서는 이 부분을 “AI의 결과물에 쉽게 만족하고 의사결정까지 맡기게 된다”라고 얘기했다.
특히 동일 기간 내에 수많은 디자인을 라이브 시켜야 할 마케팅 디자인에서는 마감시간에 쫓겨서 더 파고들지 않고, 혹은 못하고 라이브 시키는 경우도 꽤 많다. 그게 바로 나야....
누구나 평균 퀄리티의 제품을 만드는 시대
누구나 쉽게 제품을 만드는 시대가 왔다는 것은, 누구나 평균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다르게 생각해 보면, 다들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비슷한 이미지에 비슷한 디자인. 이 이상의 것을 만들려면 더 파고들어야 한다.
사용자 또는 소비자들의 보는 눈은 점점 높아진다. AI로 만든 온갖 콘텐츠와 비주얼이 쏟아지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거기서 거기 같다.
나는 인스타툰을 즐겨보는데, 내 인스타그램 피드만 봐도 추천 인스타툰들의 대부분은 AI로 만든 만화들이다. 특정 작가님이 본인의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이를 AI로 동작별 베리에이션을 치는 경우도 있지만, 몇몇 개는 정말 서로 다른 계정인데도 그림체가 너무 똑같다 할 정도로 특정 AI로 만든 티가 너무 난다. 물론 스토리가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보게 된다. 이래서 스토리와 기획이 중요하다.
평균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감각
이렇게 모든 것이 평균대로 비슷해지면 차별점이 없어진다. 특히나 이것이 상품이라면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AI는 모두가 선호할 평균값을 내놓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한다. 이 평균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사람의 디자인을 보는 눈과 감각이 중요해진다.
디자인을 일정 기간 이상 공부했거나, 어느 정도의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평균치 디자인에서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안다.
“조금만 더 건드리면 될 것 같은데!”
“조금만 더 고치고 다듬으면 더 괜찮을 거 같은데!”
요즘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마인드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여기서 고치고 다듬는 방법, 즉 지금보다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이 포인트가 디자이너의 무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AI가 기술자라면, 사람은 디렉터가 되어야 합니다
이전에 AI가 기술자 역할을 한다면 사람이 디렉터 또는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위에서 말한 포인트가 여기서 중요해진다.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AI를 시켜서 다듬는 사람도 있고, 직접 디자인 툴을 사용해서 다듬는 사람도 있다. 어떤 도구를 쓰든,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향한 시각과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누구나 AI로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만큼 더더더 좋은 디자인을 생각해 낼 줄 아는 사람이 중요해졌다.
피그마 키노트에서 CPO가 얘기한 것처럼,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만족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