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처음 업무에 넣었을 때는 계산이 단순했습니다.
초안을 대신 써주면 글 쓰는 시간이 줄고, 이미지까지 만들어주면 콘텐츠 제작 속도는 더 빨라질 것.
실제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제목도 몇 초 만에 나오고, 초안도 금방 만들어졌습니다. 자료를 요약하는 시간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루가 짧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이 생겼습니다.
AI가 만든 문장을 다시 읽고,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고, 다른 도구로 자료를 옮기고, 플랫폼마다 형식을 다시 바꾸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수정 요청을 했습니다.
글 쓰는 시간은 줄었는데, AI를 관리하는 시간이 늘어난 겁니다.
🤖 더 좋은 AI를 찾으면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도구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AI보다 저 AI가 더 잘 쓰나?”
“이미지는 다른 모델이 더 좋은가?”
“자료 정리는 또 다른 도구에 맡기면 되지 않을까?”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분명 편해지는 부분은 있었습니다.
문제는 도구와 도구 사이였습니다.
자료를 다시 넣어야 했고, 같은 맥락을 또 설명해야 했습니다. 한 도구에서 만든 결과물을 다른 도구가 이해하도록 다시 정리하는 작업도 생겼습니다.
AI가 다섯 개가 되니 직원 다섯 명이 생긴 게 아니라,
서로 말이 안 통하는 외주업체 다섯 곳을 동시에 관리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 그래서 도구 대신 ‘작업 순서’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콘텐츠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제로 적어봤습니다.
소재를 찾고,
자료를 확인하고,
구조를 잡고,
초안을 만들고,
문장을 다듬고,
사실을 검수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플랫폼에 맞게 다시 편집하고,
복사해서 발행합니다.
‘글쓰기’라는 한 단어 안에 생각보다 많은 일이 숨어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자동화를 보는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AI에게 모든 일을 맡기는 게 아니라,
사람이 굳이 반복할 필요 없는 일을 먼저 찾자.
자료를 정리하는 일, 형식을 바꾸는 일, 제목 길이를 맞추는 일, 플랫폼에 맞는 요약문을 만드는 일은 AI가 맡기 좋았습니다.
반대로 어떤 주제를 쓸지, 어떤 경험을 강조할지, 이 문장이 독자에게 정말 필요한지는 여전히 사람이 판단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 자동화는 버튼을 많이 만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다 보면 기능을 자꾸 추가하고 싶어집니다.
검색 버튼, 생성 버튼, 분석 버튼, 이미지 버튼….
화면이 화려해질수록 뭔가 제대로 자동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직접 써보니 기준은 훨씬 단순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실제로 내가 하던 일이 하나 없어지는가?”
아니라면 버튼을 만들 이유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지우고, 매일 반복하는 작업만 남겼더니 오히려 작업대가 단순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외부 플랫폼에 발행할 때 매번 반복하는 일이 있습니다.
제목을 다시 만들고,
핵심 요약을 줄이고,
태그를 정리하고,
본문을 플랫폼 분위기에 맞게 다시 편집하고,
썸네일까지 준비합니다.
각각은 작은 일이지만 매번 반복됩니다.
자동화할 가치가 있는 건 이런 구간이었습니다.
🧩 AI 하나보다 ‘역할이 나뉜 팀’이 더 잘 맞았습니다
지금은 AI 하나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맡기지 않습니다.
소재를 찾는 역할, 근거를 확인하는 역할, 초안을 만드는 역할, 문장을 다듬는 역할을 따로 봅니다.
중요한 건 어떤 서비스 이름을 쓰느냐가 아니었습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바꾸고 나니 AI는 ‘만능 직원’보다는 작은 팀처럼 느껴졌습니다.
조사를 잘하는 사람에게 조사시키고, 정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자료를 맡기고, 마지막 판단은 제가 합니다.
모든 일을 AI에게 넘기려고 할 때보다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 결국 줄여야 했던 건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일’이었습니다
AI 자동화 이야기를 하면 거창한 장면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사람 한 명을 통째로 대체하거나, 버튼 하나로 모든 일이 끝나는 시스템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 먼저 줄어드는 건 훨씬 사소한 일들이었습니다.
같은 내용을 다시 입력하는 것.
복사해서 다른 곳에 붙여넣는 것.
플랫폼마다 같은 글을 다시 손보는 것.
이미 있는 자료를 또 찾는 것.
하나씩 보면 몇 분짜리 일입니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AI 도구를 발견해도 바로 추가하지 않습니다.
먼저 묻습니다.
“이걸 넣으면 내가 반복하던 어떤 일이 실제로 사라질까?”
대답이 없으면 굳이 넣지 않습니다.
🚀 AI를 더 쓰기 전에, 일의 흐름부터 펼쳐보세요
AI를 쓰는데도 업무 시간이 줄지 않는다면 도구를 하나 더 추가하기 전에 지금 하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적어보는 게 좋습니다.
어디서 같은 내용을 다시 입력하는지,
어디서 결과물을 계속 고치는지,
어디서 사람이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직접 하고 있는지.
이 세 가지가 보이면 자동화할 위치도 같이 보입니다.
결국 AI 활용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도구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어디까지 맡기느냐에 가까웠습니다.
AI를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AI에게 맡길 일을 잘 나누는 사람이 더 빨라지는 것.
지금 제가 자동화를 만들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