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생활체육농구 커뮤니티 ‘트루볼러‘ 기억하는 분이 있을까요?
트루볼러(trueballer)는 2007년경 농구 동호인들의 농구 실력 향상과 생활체육농구 소식을 전달하고자 만든 생활체육농구 전문 커뮤니티(웹사이트)입니다.
2009년에는 유명 농구전문기자들이 참여하면서 생활체육농구에서 아마추어, 프로, NBA 소식까지 전달하는 농구전문 매거진으로 새출발 했었습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도 쉽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유튜브 등에 올려서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누가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해서 편집해주기 전에는 자신이 참가한 농구대회에서의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작은 8mm 비디오 카메라를 사서 제주도 빼고 전국의 농구대회를 다니면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회원들이 볼 수 있게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플래시를 써서 농구 전술도 만들어서 제공했었습니다.
영상이랑 플래시를 만들 때면 밤샘하며 테잎을 돌려 컴퓨터에 옮기고 그걸 편집하고 플래시 책을 놓고 배워가며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트루볼러에서 취재를 왔다고 하면 가장 촬영이 용이한 자리를 안내해주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트루볼러에서 촬영한 영상에 자신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동호인들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시작했지만 이 후 웹에이전시를 운영하던 선배님과 힘을 합쳐 정식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회원수가 늘어나고 입소문이 생기면서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등NBA 스타들의 방문행사에도 기자단으로 초청받고 나이키 광고문의도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알고 있던 농구 전문 기자분들이 참여하면서 농구전문 온라인 매거진으로 새출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조용히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종료 이후에 농구 카페에서는 회원들이 트루볼러의 서비스 종료를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서비스가 종료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운영자인 제가 여러모로 부족했기 때문에 스스로 하차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마디로 당시의 저는 ‘열정만 있지 준비가 부족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이후 광고와 마케팅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기준으로 커뮤니티(웹사이트)를 잘 운영하기 위한 3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생존이 우선이다.
커뮤니티는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무신사, 야놀자 등 커뮤니티가 성장해서 비즈니스가 되는 사례는 많습니다만 제가 아는 어느곳도 단기간에 성과를 낸 곳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공간과 이유를 만드는 일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커뮤니티를 ‘성장’시킨다는 마음으로 우선은 생존에 필요한 것을 병행해야 합니다. 결국 운영자가 커뮤니티에 자신의 생계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안됩니다.
둘째, 킬러 콘텐츠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나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양적이든 질적이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가장 신발 사진이 많은 커뮤니티, 고퀄의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등 입니다. 광고와 마케팅 용어로는 USP와 차별화가 해당됩니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과정이 쉬워졌더라도 회원가입도 높은 장벽이 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활성화는 멀어집니다.
더불어 그 콘텐츠가 잠깐 반짝해서는 안됩니다. 유행을 타는 콘텐츠는 결국 유행이 사그라들면 사람들의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회원들이 가장 관심있고 좋아하는 핵심과 본질을 다루는 콘텐츠(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보기 힘든, 관심 있는 신발 등)가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유행 콘텐츠는 양념처럼 떨어진 관심, 비활성화된 회원을 다시 불러오는데 활용해야 합니다.
셋째, 마케팅을 배워야 한다.
커뮤니티의 수익모델이 광고가 되는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고 그렇게 되면 처음 회원들이 좋아했던 방향과 달리 광고에 좌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존에 필요한 조건과 환경을 만든 후에는 (취미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고민해야 하지만)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하고 그것에는 마케팅이 포함됩니다.
마케팅을 모르면 커뮤니티를 확장하고 사업화 하는데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기회가 와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힘듭니다. 다른 비즈니스도 마찬가지 이지만 커뮤니티를 잘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마케팅은 꼭 배워야합니다.
트루볼러를 운영하며 배웠던 3가지 이야기를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커뮤니티로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여담으로 당시에 촬영했던 8mm 테잎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벌써 수년째 디지털로 바꿔서 유튜브에 업로드 하면 영상에 나온 분들 뿐만 아니라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재밌어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음만 있고 막상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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